"한-러 수교 30주년, 북극협력의 성과와 과제"

(사진=더블유타임즈, 제공=주 러시아 대사관)

주 러시아 대사관 이석배 대사의 기고문이 극지연구소 발간물 ‘극지와 사람’에 “한-러 수교 30주년, 북극협력의 성과와 과제” 주제로 게재되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제 3차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신북방 정책’을 발표함으로써 러시아와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 특히 2020년은 신북방 협력의 해로써 양국의 북극 협력이 더욱 활발히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석배 대사의 기고문 내용은 아래와 같다.

[기고문 전문]

“한-러 수교 30주년, 북극협력의 성과와 과제”

◦ 한-러시아 간 다양한 북극협력 분야

기후변화, 과학기술 발전으로 북극해 이용가능성이 점차 커짐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북극항로를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해운항로로 발전시키는 것을 주요 정책목표로 꼽고 있다(러시아 정부 2020.3.5. 발표 「2035 북극정책기본원칙」). 북극항로 활성화는 우리로서도 아시아-유럽 대체항로 개발, 우수한 쇄빙 및 극지기술력을 보유한 조선업 발전, 복합 물류네트워크 구축 등 북극항로 배후지 연계 개발 등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시범 운항을 통한 운항경험 축적, 공동연구, 북극항로 연계 운송로 탐색 등 북극항로 활성화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한편 여전히 북극항로의 경제성 제고 및 배후 인프라 개발뿐 아니라 북극의 민감하고 취약한 생태계·환경을 고려한 재난·위기상황 대응 태세 구축, 친환경 해운 등은 북극항로 활성화를 위한 주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조선분야 협력은 북극항로와 러시아의 북극 에너지개발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우리 조선사의 노바텍社 야말(Yamal) 프로젝트에 활용될 쇄빙 LNG 운반선 15척 수주 및성공적 인도를 통해 우리의 최첨단 조선기술과 러시아의 북극 에너지 개발간 협력의 시너지를 보여준 바 있다. 앞으로도 북극 LNG-2 등 러시아 에너지 기업의 북극개발 진행에 따라 조선 분야 협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사할린 등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등 러시아는 안정적 LNG 공급에 중요한 파트너 국가이다. 우리의 에너지 수급상황, 경제성, 대외 환경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겠으나, 앞으로 러시아 북극지역 에너지 개발이 확대되 고, 러시아의 천연가스(LNG) 수출 시장이 아태지역으로 다변화됨에 따라 가스·에너지 분야에서도 더욱 활발한 협력이 기대된다.

◦ 수교 30주년 계기로 실질적인 협력 이어나가기를

북극항로, 조선, 가스(에너지)는 여전히 중요한 북극실질협력 분야이다. 하지만 북극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상기 세 분야를 북극협력의 구심점으로 삼으면서 동시에 협력의 고리를 다층화하고 협력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과학연구 강화이다. 양국 간 북극협력은 과학연구에서 시작되었다. 2002년 국제북극과학위원회 가입, 2004년 극지연구소 설립 등 북극연구가 자리를 잡는 데 북극과학연구에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러시아의 협력이큰 도움이 되었다. 과학연구는 북극해 해양환경 이해, 북극 생태계 보전 등에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빙 조류연구 등을 통해 북극항로 내 위기 상황 대응 능력을 제고함으로써 더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해운 환경 조성을 통해 북극항로의 활용 가능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기후변화 등 미래에 대비한 새로운 분야 협력이다. 북극 지역은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며, 동시에 대부분 에너지·수도·전기 공급등 자립이 어려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친환경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정보통신, 신재료·건축기술 등의 구현은 북극지역의 중요한 과제이다. 러시아 정부는 금년 초 이와 같은 맥락에서 수소에너지 기반의 탄소제로 북극기지 “Snowflake” 설립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非북극권 국가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동 북극기지는 최초로 극지에서 연중 운영되는 탄소제로 기지가 될 것으로 보이며, 과학 자뿐 아니라 일반 학생들도 북극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에너지 시스템 구현, 신기술 시험, 과학연구, 북극 문화체험 등 우리로서도 관심 있는 분야가 상당한 만큼, 현재 참여할 수있는 방안을 다각도에서 검토 중이다.

셋째, 2021년 5월부터 2년간 예정된 러시아의 북극이사회 의장국 수임 계기 북극이사회 틀 내에서 러시아와 협력 강화이다. 작년 5월 각료회의 이후 북극이사회에 대한 여러 논의가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의장국 수임기간 중 북극이사회의 역할 강화를 중요한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원주민 문화·언어, 과학연구, 해양생태계 보전 등 다양한 분야의 워킹그룹 및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우리의 북극이사회 기여를 확대할 뿐아니라 러시아와의 북극협력도 강화해 나가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러시아는 올해로 외교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았으나, 북극은 비교적 새로운 협력분야이다. 함께 개척해 나가면서 가능성을 탐색하고 발전 시켜 미래를 대비하는 협력의 장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우리 국민들이 보다 가까이 북극을 느낄 수 있도록, 금년 수교 30주년이 양국 북극협력을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윤성실 기자
yss@w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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