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건설로 인해 훼손 위기에 놓인 중도 선사시대 유적


(사진=더블유타임즈, 제공=문화재청)

지난 5일 춘천 중앙시장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한 50대 여성에게 계란 테러를 당했다. 이 여성은 중도유적지킴이본부 회원으로, 최근 춘천 중도에 진행중인 레고랜드의 건설에 항의를 표하기 위해 이러한 행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사건을 통해 중도를 둘러싼 문화재 보존과 지역 개발이라는 상반된 목소리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009년 MOU를 맺은 이후, 2010년 11월 영국의 멀린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강원도 춘천시와 레고랜드라는 대규모 테마파크를 중도에 건설하는 것을 두고 협상을 진행중이라 밝힌 바 있다. 해당 테마파크는 132만2천㎡(약 40만평)에 달하는 규모로 계획되었고, 교량을 통한 인근 지역과의 연결로 춘천의 대규모 관광단지로 발돋움할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이런 계획을 바탕으로 2011년 9월 중 유치를 확정했고 2015년 개장을 예상했다.

그러나 개발 초기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사직 상실하자 도지사 자리가 공석이 되어 개발이 잠시 중단되었고, 이후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본격적인 지휘 아래 개발에 착수하였으나 2014년 공사중 발견된 중도 유적으로 인해 또다시 개발이 중단되었다.

이렇게 발견된 선사시대 중도 유적은 시대 구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지닌다. 중도 지역의 전역에서 3,000여기의 유구와 170여기의 고인돌이 발견되었으며 신석기 시대의 민무늬 토기와 청동기 시대 주거지 1,200여동이 발굴되었다. 이는 단일 지역 내의 최대 유적이라고 손꼽히고 있다. 춘천 중도 유적은 신석기에서 청동기로 이어지는, 과도시기의 주거유적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대단위의 묘역이 발굴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중도 유적은 과거 큰 규모의 도시 지역이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중도 유적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중도유적지킴이본부라는 시민 단체가 형성되어 문화재 보존에 힘썼지만 문화재청은 문화재 발굴과 개발을 병행하는 것을 허용했고 멀린사에서 개발과 함께 문화재 박물관을 설립하는 등의 대책을 권고받아 중단되었던 레고랜드의 개발이 재개될 수 있었다. 그러나 문화재 보존에 힘써야 한다는 시민들과의 엇갈린 의견으로 인해 그간 공사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고 결국 2015년 개장 예장이었던 레고랜드는 2022년 중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단순히 박물관을 설립하는 것만으로는 전역에 흩어진 채 분포한 다양한 중도 유적을 원활히 보존할 수 없다며 개발을 중단하고 유적 보호에 힘쓸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춘천시는 레고랜드의 개장을 통해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으며, 춘천시민들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 효과도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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